처음 이곳을 발견했을 때의 내 기분은 내가 평소에 상상하던 장소를 찾은 느낌이었다. 빈티지로 가득한 공간에 세련되게 꾸며진 공간인 앤디앤라라홈뮤즈는 사진 찍기에 최고의 장소 같다. 김연아 웨딩촬영지인 제주 앤디앤라라홈뮤즈 뭐라고? 여기에서 김연아와 고우림이 웨딩촬영을 했다고? 오 놀라워라. 하지만 놀랄 것도 없는 게 이곳은 그만큼 특별하고 예쁜 공간이기도 하니까. 앤디앤라라홈뮤즈는 오로지 네이버예약을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하고 최소 3시간 전까지는 예약이 가능하나 그것도 한 타임에 최대 8명까지밖에 받지 않고 있어서 여유가 있어야 예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내가 갔을 때마다 우리 외에 한 팀 정도씩만 더 있어서 모든 공간이 여유가 있어서 좋았다. 예약 후에 시간을 맞춰서 방문을 하면 웰컴푸드가 제공되는데 거..
제주로 여행을 하다 보면 꼭 한두 끼 정도는 오겹살이나 삼겹살을 먹게 된다. 고기는 언제나 옳지만 다녀왔던 성산오겹살 맛집을 소개한다. 제주는 오겹살이 좋다 여행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동선이나 음식 즐길거리가 달라진다. 나도 동생과 함께 할 때 혹은 엄마를 모시고 다녔을 때가 다르듯이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 일거라고 생각이 든다. 우선 동선도 80대이신 엄마를 모시고 다녔을 때는 하루에 걷는 걸음수를 많지 않게 하고 중간중간 쉴 수 있는 곳을 택한다. 카페를 가더라도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는 곳이 좋고 자연과 함께할 수 있으면 더 좋다. 참고로 80 대신 엄마는 비밀의 숲과 카페글렌코 같은 곳을 좋아하셨다. 연세가 있으시니 그냥 초록만 봐도 좋다고 하셨고 꽃이 많은 곳에서는 그저 이쁘다고 ..
처음 계획과 달리 제주 생활을 정리하게 되었다. 일 년을 지내면서 뭐가 좋았고 뭐가 아쉬웠을까? 아쉽긴 하다 지난달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가족들은 더 이상 제주에 혼자 있는 걸 원하지 않았다. 아무도 없을 때 엄마 혼자 집에 쓰러지셔서 돌아가신 터라 혼자 있다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 나 또한 제주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도 한 번도 무섭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엄마 장례식이 끝나고 제주로 내려왔을 때 작은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늘 들어왔던 제주의 바람소리도 다 무서웠다. 우선 잠을 잘 못 잤다. 새벽 4시가 되어서 겨우 잠을 이룰 수가 있었는데 잠시 잠들었다가 일찍 눈이 떠졌다. 동생이 같이 제주로 따라온 것은 제주를 정리하려고 온 것이 아니었는데 하루를 제주에서 자고 난 뒤 마음..
얼마 전 시간이 잠시 비어서 어디로 가면 좋을지 제주 도민인 그녀에게 물었더니 담화헌을 알려줬다. 도자기 카페인 담화헌은 나만 알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장소였다. 힐링이 되는 장소 후쿠오카에 라쿠스이엔이 있다면 제주에는 담화헌이 있다. 커다란 창으로 자연이 그대로 들어와 앉은 이곳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에 들었다. 지금은 초록이 가득해서 좋았지만 봄날에는 저 창 가득하게 벚꽃으로 채워진다니 봄날에도 꼭 다시 오고 싶은 곳이다. 물론 이곳은 정원은 아니지만 작은 공간이 힐링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곳이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다양한 식기들과 소품들을 같이 판매하고 있어서 그것을 감상하는 재미는 덤이다. 갈 때마다 손님이 많은 편은 아니어서 조용하게 시간을 보낼 수가 있어서 좋았..
벌써 제주와 대구 반반살 이를 시작한 지 거의 일 년이 되었다. 처음에 내려왔을 때와 지금의 심정은 많이 다르다. 다시 일 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냥 여행만 했을 것 같다. 일 년을 살아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딱 일 년까지 만 인 듯. 그 해 여름은 뜨거웠다. 제주살이가 시작되면서 알게 된 친구들은 모두 육지에서 서로 다른 이유들로 이주를 해온 사람들이다. 여행 왔다가, 너무 힘들 때 제주에 왔다가 이주하게 된 친구도 있고 회사 연차를 다 모아서 제주 여행을 왔다가 제주에 반해서 한 번 두 번 계속 다니다 보니 자리 잡게 된 경우도 있고 하던 일이 잘 안 되어서 내려온 친구도 있다. 모두 저마다의 이유들이 있는데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더 많다. 물론 나처럼 일 년 만에 가고 싶다는 친구는 ..
제주에는 아는 사람도 친인척도 없는 가운데 대구와 제주 반반살이로 이어지면서 자칫 무료할뻔한 시간을 묘한 서재라는 독서모임을 갖기 시작하면서 제주 생활에 작은 활기를 불어넣었다. 꿀독서대회가 불러온 독서모임 제주에 오면서 제주에 아는 이라고는 예전에 다음 블로그를 하고 있었을 때 알았던 박선정작가님 뿐이었다. 온라인 속의 인연이었기에 잘 안다고 표현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나는 그냥 제주에 아는 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었다. 그러던 중 인스타그램에서 서로 팔로우를 하고 있던 A의 제안으로 꿀독서대회라는 곳에 가게 되었다. 참고로 A는 몇 년 전에 제주로 이주해 왔다. 그곳에서 한 시간 동안 핸드폰을 보지 않고 오로지 책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그 계기가 어떻게 보면 독서모임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
흔히 제주를 표현할 때 천혜의 자연환경이라는 표현을 쓴다. 사시사철 꽃들이 피고 겨울에도 푸르름을 볼 수 있는 곳. 그러다 보니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들로 제주는 꽃길이 열린다. 봄 제주의 봄은 벚꽃길과 유채꽃이 어우러진 풍경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육지와는 다른 이국적인 풍경에서 피어나는 꽃들이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특히나 유채꽃은 제주의 돌담과 너무 잘 어울려서 그 옛날 엄마들이 왜 유채꽃을 보러 제주여행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사실 지금이야 일부러 관광을 위해서 조성하는 꽃길도 많아서 감흥이 덜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제주에서의 꽃길이 언제나 어느 곳에서의 꽃길보다 예뻤다. 제주에서 벚꽃길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전농로가 떠오른다. 좁은 2차선 도로의 양쪽으로 오래된 동네만큼의 ..
여행을 하다 보면 한 번쯤 술을 못하는 사람들도 분위기만 좋다면 술 한잔쯤이야 하면서 너그러워진다. 그럴 때는 가볍게 한잔 해보는 것도 좋을 텐데 서귀포에서 술을 못 마시는 나는 올랄라에서 분위기를 마시고 왔다. 여행지에서 또 다른 여행지를 만난 느낌 여행 코드가 잘 맞는 후배가 있다. 같이 여행을 자주 다니는데 후배가 젊다는 이유로 서치를 많이 하는 편이다. 무조건적인 MZ 따라가기는 아니지만 이왕이면 젊은 분위기. 중요한 건 나는 술을 전혀 못하고 후배가 보통 운전을 하는 편이라 술을 마실 수 있는 조건이 안 되는 편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운전기사를 바꿔서 내가 운전하고 나는 분위기 및 안주를 먹고 후배는 가볍게 하우스 와인 한 잔만 하기로 했다. 이곳은 프랑스인들이 하는 곳이라고 나와 있었는데 그분..
제주의 책방들은 저마다의 개성 있는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모두 책방 지기들의 취향이 가득 묻어나는 장소라 책방 투어를 하고 싶게 만든다. 오늘은 내가 가 본 세 곳의 제주 독립 서점들을 소개하려 한다.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의 박선정 작가가 운영하는 커피 동굴 플랜트 그러고 보니 책방 이름만 보면 책방인지 잘 모르겠다. 읽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봤을 책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의 작가인 박선정 님이 제주에 자리를 잡으면서 운영하기 시작한 책방이다. 이미 제주의 오름에 관한 책도 출간을 했기에 이제 제주를 좀 아는 육지 사람이자 제주 사람이 되었다. 책방 지기를 처음 알게 된 건 다음 블로그 시절이었다. 어쩌다 서로 블로그 친구 되었고 그때 제주살이 책이 나왔으니 인연이 꽤 깊은..
제주에 여행을 올 때면 항상 바닷가 쪽이나 서귀포 쪽으로 갔었는데 조천이 조용하면서도 괜찮은 카페들이 많았다. 오늘은 조천의 카페 세 군데를 소개할까 한다. 모두 나름대로 좋았던 곳이었고 재방문까지 했던 곳이다. 작지만 아늑했던 5L2F의 뜬구름 라떼 한 테이블당 하나밖에 주문이 되지 않는 뜬구름 라떼는 진짜 뜬구름 같은 비주얼을 하고 있다. 아마 컵 아래쪽부터 우유 품을 채워 나가는 게 아닌가 싶은. 처음 이 집을 알게 된 건 아는 사람의 인스타를 통해서였는데 몹시도 운치 있어 보여서 제주에 가면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이상한 게 인테리어를 멋지게 한 대형카페는 또 그대로 눈 호사가 되면서 작은 카페는 그런 카페들만이 주는 그 집만의 매력이 있다. 이곳도 마찬가지다. 아주 작은 마당이 있..
한 때 나는 넘쳐나는 맛집 정보나 요리책 그리고 유명셰프들이 운영하는 유튜브의 음식은 정말 모두 그렇게 맛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그 레시피대로 요리해 볼까 하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다. 왜 우리는 맛집에 열광할까? SNS 인플루언서들의 음료책 요새는 좀 떴다하면 그 사람들의 인지도를 등에 업고 출판을 비롯해서 다양한 매체에서 그들을 출연시킨다. 나도 예전에 내가 하는 일에서 출간 의뢰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그랬다. 출간하면 나를 통해서 몇 부 정도가 팔릴 것 같냐고. 그때 나는 글쎄 요란 대답과 함께 더 이상 책을 내는 일에 욕심을 내지 않았다. 물론 이 때도 먼저 일과 관련 된 출판을 그쪽에서 먼저 접근했지만. 요즘은 주변의 개인들만 봐도 책을 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니면 내가 관심..
여행을 하다 보면 매번 먹방만 찍을 수는 없으니까 소품샵 같은 곳도 찾아가게 된다. 가봤던 곳 중에서 괜찮았던 제주 소품매장을 세 곳정도 소개해볼까 한다. 어차피 소품은 개인의 취향이지만 소소하게 볼거리들을 제공하니 동선이 맞다면 들려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림 협재 해수욕장 근처 빈티지 매장 서쪽가게 처음 보름살이를 왔을 때 특별하게 스케줄을 짜지 않고 느긋하게 다니자고 했었지만 중간중간 소품샵은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군데를 찾아봤었다.그 첫 번째가 협재해수욕장 부근의 서쪽가게. 사실 애월을 지나서 협재까지 오는 길에는 소품샵들이 조금씩 있는데 카페를 겸해서 하는 곳들도 있지만 이곳은 오로지 매장만 운영하는데 3층으로 되어 있다. 빈티지는 새 상품이 아니라 누군가가 사용하던 것이어서 이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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