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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 보면 한 번쯤 술을 못하는 사람들도 분위기만 좋다면 술 한잔쯤이야 하면서 너그러워진다. 그럴 때는 가볍게 한잔 해보는 것도 좋을 텐데 서귀포에서 술을 못 마시는 나는 올랄라에서 분위기를 마시고 왔다.

여행지에서 또 다른 여행지를 만난 느낌

여행 코드가 잘 맞는 후배가 있다. 같이 여행을 자주 다니는데 후배가 젊다는 이유로 서치를 많이 하는 편이다. 무조건적인 MZ 따라가기는 아니지만 이왕이면 젊은 분위기. 중요한 건 나는 술을 전혀 못하고 후배가 보통 운전을 하는 편이라 술을 마실 수 있는 조건이 안 되는 편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운전기사를 바꿔서 내가 운전하고 나는 분위기 및 안주를 먹고 후배는 가볍게 하우스 와인 한 잔만 하기로 했다. 이곳은 프랑스인들이 하는 곳이라고 나와 있었는데 그분들 중 한 분은 한국계 같아 보였다. 처음에 여기를 방문했을 때 네비가 입구 반대 방향으로 알려줘서 입구를 못 찾아 전화했더니 "나 프랑스 사람"이라며 어설픈 한국어로 말했다.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한 뒤라서 피자만 주문해서 먹고 나왔는데 레스토랑에 와인만 따로 모아 두고 판매하는 곳이 있었다. 프랑스산 와인으로 100가지가 넘는 종류가 있다는데 술을 잘 아지 못하는 자는 그냥 그 분위기만으로도 좋았다. 그때 갔을 때 마침 1+1 행사하는 와인이 있어서 선물용으로 구입해 왔는데 받은 사람들이 괜찮다고 했다. 이곳에서 다른 여행지가 느껴지는 이유는 밖에서는 딱히 알 수가 없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서 앞쪽 테라스로 나오면 와우~ 멋지다 연진아. (아니다, 그동안 더 글로리에 너무 심취했구나) 밖의 테라스 기둥이 유럽을 연상케 하고 테이블에 놓 와인과 피자까지 거기다 그곳에 있는 파리의 신문까지 올려두면 이건 뭐 파리 그 자체다. 물론 다양한 와인과 맛있는 음식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역할을 하겠지만 거기에 배경까지 좋다면 말해 뭐 해. 특히나 날씨 좋은 날 푸른 하늘에 흰 구름 둥둥 떠있는 날에는 이쁜 사진을 기대해도 좋다. 또 해가 질 때쯤이면 또 다른 멋짐이 풍기니 맛있는 프랑스 요리도 먹으면서 분위기 있는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인스타를 뒤져 보면 인증사진을 찍으러 가시는 분들 많더라. 아예 작정하고 드레스코드 맞춰서 사진 찍어 올리던데 보기 좋더구먼. 하긴 후배도 한껏 뽐내고 갔으니 이해한다. 남는 게 사진뿐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신은 어디에 두고 다니니?

그곳을 방문하고 온 며칠 뒤 온라인에서 물건을 하나 구매하고 결제를 하려고 하는데 카드가 한 장 비는 것 같았다. 어디일까 뒤로 거슬러 올라가 보니 올랄라 같았다. 그때 와인 마시고 와인을 구매했는데 나는 당연히 영수증에 식사와 구입한 와인이 같이 계산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 장소에 레스토랑과 와인 판매점 두 군데의 사업자가 있어서 영수증에 식사비와 와인 구입비가 따로 계산되어 있었다. 나는 와인값이 빠진 것만 확인했더니 사업자가 두 군데라 따로 결제되었다고 했는데 결제하고 영수증 보고 이러쿵저러쿵 하다가 거기 놔두고 온 것 같았다. 카드가 없어진 걸 확인하고 DM을 보냈더니 거기 있다고 했고 분실신고는 했지만 이런 건 버리는 것도 내 손으로 직접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또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카드를 건네받고 먼 길을 간 김에 또 맛있는 걸 먹어보자 하고 에스까르고와 플래이터를 주문했다. 나는 또 음료수만 마시고 지인은 우아하게 와인을 마셨다. 어떻게 와인숍에 가서 두 번씩이나 음료수만 마시고 오냐? 제주에서는 대리운전을 부르는 것도 쉽지가 않아 보였는데 하우스 와인 한잔 마셔 보겠다고 대리 부르는 것도 웃기는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언젠가는 이곳에서 와인을 마셔보고 싶다. 카카오 택시가 잘 잡힌다는데 그래도 월정리에서 서귀포까지는 좀 아니잖아. 그럼 나는 계속 음료수만 마셔야 되는 거야? 제주에 여행 와서 서귀포에 머문다면 숙소에서 카카오를 불러서 한 번쯤 이국적인 와인레스토랑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지. 프랑스산 와인에 맛있는 프랑스요리까지 제주 여행에서 또 다른 여행을 한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곳 테라스에서 보이는 풍경이 한라산이 배경이라 멋졌는데 노을이 질 때쯤이면 더 아름다워질 것 같았다.

 

 

 

와인 안주 따라해보기

올랄라에 와인을 마시러 갔을 때 (물론 나는 운전 때문에 마시지 못했지만) 에스카르고가 안주 메뉴에 있었다. 프랑스 요리로 유명한 달팽이요리를 여기서도 맛볼 수가 있으니 하나를 주문했는데 같이 나온 바게트와 같이 먹어도 맛있다고 했는데 그냥 먹어버렸다. 맛을 보니 간단해 보여서 집에 오자마자 검색을 했더니 냉동달팽이를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었고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아 보였다. 물론 프랑스의 고급레스토랑에서든 실력 있는 셰프들이 고급스럽게 만들어 내겠지만 집에서 와인을 마실 때 좀 더 특별한 와인안주를 생각한다면 이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달팽이요리 전용 그릇을 구매했는데 곧 냉동달팽이를 사서 만들어봐야겠다. 요즘은 유튜브나 블로그를 검색해 보면 다양한 요리법들이 알기 쉽게 나와있어서 어떤 요리라 해도 도전해 볼 수 있게 만든다. 그럼 가끔은 집에서 근사하게 와인을 마시고 또 가끔은 와인샵을 방문해도 좋을 것이다. 내가 카페를 찾는 이유는 플레이팅이나 새로운 메뉴들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다녀와서 새로운 메뉴들에 대한 것들을 직접 만들어보면서 느끼는 기쁨도 크기 때문에 새로운 카페를 찾는 것이 내게는 흥미로운 탐구생활과도 같은 맥락이다. 친구 중에 카페를 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친구가 있는데 이유는 한마디로 아깝다는 것이다. 삶의 풍요로움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게 아닐까? 나는 그렇다. 안 벌고 안 쓰는 그녀보다 열심히 일하고 원하는 것을 가지는 게 내 경제철학이기도 하다. 그럼 그런 의미에서 이제 달팽이 주문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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