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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면 3년 반 만에 다시 후쿠오카로 여행을 간다. 교토로 갈까 하고 잠시 망설이다 후쿠오카가 더 편해서 후쿠오카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나의 첫 번째 일본 여행의 추억을 소환하며 이번 여행도 기대해 본다.
배낭여행으로 떠났던 첫번째 여행
배낭여행이 뭐냐구요? 사실 요즘 세대들도 배낭여행이란 것을 알까 그것도 궁금하다. 요즘은 국내 여행도 호텔 잡고 캐리어 끌고 다니는 시대다 보니 등산 갈 때 말고 배낭 멜 일이 있을까? 막상 쓰려니 그걸 모르겠다. 때는 바야흐로 삼십 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지금처럼 해외여행이 활발하던 시절도 아니었고 일본도 비자를 받아야지 입국할 수 있는 그런 시절이었다. 여행사에서 비자발급을 대행해주기도 했지만 나는 더러는 부산에 있는 일본 영사관에서 받을 때도 있었다. 그러니까 나의 첫 번째 일본여행은 내게 많은 것을 남기며 아직도 내 최애 여행지가 일본으로 남아 있다. 30년 전쯤 모 여성잡지사에서 창간 1주년 기념으로 일본 배낭여행객을 모집했다. 선착순 40명이었고 왕복 배편으로 다녀오며 우리나라에 배낭여행을 알리고 있던 사람을 인솔자가 되어 모집 인원을 데리고 가는 자유여행이었다. 배로 출발하다 보니 오사카항으로 도착했고 거기서 오사카성 정도만 봤던 기억이 있는데 그리고 교토로 넘어갔던 것 같다. 그때당시 나는 일본어라고는 두 마디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었고 일본에 대한 어떠한 정보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무슨 용기로 신청을 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그때의 여행방식은 이러했다. 인솔자가 게스트하우스로 데리고 가서 스케줄표를 한 장 준다. 예를 들면 교토에서는 어떠한 것들을 보면 좋고 그곳으로 가는 교통편은 어떤 게 있으며 등등 그런 것들을 미리 브리핑해 줬다.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에는 몇 시까지 들어와라 대충 이런 식이었는데 나는 그곳에서 나와 나이가 같은 친구 두 명과 룸메이트가 되었다. 그래서 그 친구들과 같이 다녔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찔 한 것이 나는 일본어도 못하는데 중간에 일행과 떨어지게 된다면 그때는 여섯 살짜리 꼬마랑 뭐가 다르겠는가 말이다. 우린 우리 나름대로 법칙을 정해뒀다. 만약에 돌아다니다가 일행을 놓치면 어떤 건물 앞에 몇 시까지 모이자 이런 것이었는데 그것도 지금 생각하면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 완벽한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때는 그것이 최선이었다. 그렇게 나의 첫 해외여행이자 나 홀로 여행의 서막이 올랐다.
너무나 매력적이었던 도시 Kyoto 사랑이 시작되다.
만약 나의 여행지가 교토가 아니었고 다른 도시였더라면 그 때도 나는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을까에 대한 의문은 아직도 든다. 오사카를 거쳐서 교토로 들어갔지만 오사카에서는 사실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교토에서는 청수사(키요미즈테라)에서 이미 온 마음을 다 빼앗기고 말았던 것이다. 니넨자카와 산넨자카로 이어지는 목조건물에서 느껴진 세월의 흐름이 읽혔고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 낯선 여행지가 주는 매력에 나는 벌써 다음 여행을 생각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지금처럼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이 되어 있었던 시기라면 감흥이 덜 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교토가 매력적인 것은 분명 맞지만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청수사였다. 거기서 내 일본 여행의 모든 이미지가 다 결정지어진 거나 다름이 없다. 아름다운 목조건물과 그곳에서 바라보는 교토의 모습은 충분히 좋았고 돌정원 료안지에서도 충격을 받았었다. 돌로 정원을 만들어 둔 것도 신기했는데 그렇게 작게 만들어 둔 돌정원이 사람의 마음을 심하게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것에도 놀랐었다. 금각사나 이조성 등 교토를 가면 누구나 가는 여행지를 나도 갔었지만 요즘은 교토를 간다면 그냥 카모가와를 걷고 작은 골목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주변 소도시를 다니는 재미로 간다. 처음 교토를 가고 나서는 몇 해를 내리 교토에 가기 위해 돈을 모으고 시간을 만들었는데 그 이후로 다른 도시로 내 사랑이 바뀌면서 오랜만에 교토에 갔더니 중국인 관광객부터 한국 관광객들이 넘쳐나서 내가 좋아했던 니넨자카와 산넨자카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내 사랑은 조금씩 멀어져 가기 시작했고 다른 도시로 옮겨갔다. 하지만 그 후로도 한참이 지나서 다시 갔을 때는 추억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여행하는 스타일이 달라져서일까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또다시 설렘
지금은 우리나라에도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고 우리나라도 어느새 국민의 50%가 해외여행을 경험하고 있다고 하니 이제는 해외여행이 예전처럼 어렵지만은 않다. 나는 인터넷도 없던 시대에 외국어 한마디 못하고 어떻게 잘 다닐 수 있었을까? 그것은 여행자에 대한 일본인들의 과할 정도의 친절 때문이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잘 살았던 나라의 국민들이 여행자에게 보여준 태도는 감동이었었다. 길을 물으면 10명 중의 8~9명은 5분 이내 거리는 거의 대부분이 그곳까지 데려다줬었다. 우리는 약속을 하면 카페 안에서 만나거나 식당 안에서 만나는데 그때 일본인들은 어디 앞에서 만나자 그런 식이 었단다.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그때도 길을 몰라서 지도를 펼쳐두고 물었을 때였고 젊은 일본남자는 메모지에 무언가를 쓰더니 약속장소에 붙여뒀다. 내 생각에는 본인이 그 자리에서 잠시 뜨는 이유를 곧 오게 될 약속한 사람이 보라고 적어두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해 본다. 그리고는 나를 나의 목적지에 데려다줬다. 물론 우리와 일본이 대면한 정치적인 문제로 여행 때 그로 인한 불편함을 겪은 경험도 없었다. 살면서 겪어야 되는 차별이 있다지만 운이 좋았던 것인지 여행에서는 그로 인한 불편함이 없었다. 어쩌면 그래서 꾸준하게 일본 여행을 다녔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여행이라기보다는 가장 가까운 나라기에 잠시 벗어나고 싶을 때 다녀오곤 하는데 이번엔 친구와 내 생일 기념여행이기도 하고 내가 좋아했던 곳에 대한 추억여행이기도 하다. 이틀뒤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여행지에서 또 어떤 것들을 보게 될까? 또 어떤 맛집을 찾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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