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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국 이전에는 일 년에 4~5번 정도 일본을 다녀왔었다. 가깝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고 몇 번 다니다 보니 일본어가 능통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눈치가 생긴 것도 한몫을 했다. 사진첩을 정리하다 나가사키의 데지마워프가 생각났다.
나 홀로 나가사키 여행의 추억 속에 담긴 데지마워프
처음 일본을 여행한 것은 소규모 단체 배낭여행으로 떠났었다. 가이드가 있지만 숙소에서부터 전반적인 노선과 가볼 만한 곳들을 알려주고 몇 시까지 숙소로 돌아오라는 아주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주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나는 간이 참 컸던 것 같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로 돌아가서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었고 당연히 인터넷 이런 것은 꿈도 꾸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따로 또 같이 인듯한 이 여행을 계기로 일본어라고는 스미마셍과 아리가또 두 마디밖에 모르는 20대 여자가 간 크게 배낭여행을 시도한 것이었다. 그 시절에 해외여행도 지금처럼 쉬울 때가 아니었고 여자 혼자 나가는 것은 더더욱 대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의 나는 호기심이 많았고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크게 주저함이 없다. 생각해 보면 참 잘한 일 같다. 어찌 되었건 그때의 나는 살아서 돌아왔고 일본이라는 첫 해외 여행지에 꽂혀서 돈만 모이면 일본의 많은 도시를 돌아다녔다. 친구와 후배와 가족들과도 많이 다녔지만 배낭여행 이후로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했던 곳이 후쿠오카였고 나가사키까지 가게 되었다. 나가사키까지 고속버로 이동한 뒤 호텔에 짐을 맡기고 나가사키에 숨겨진 스톤하트를 찾아다녔고 (그로바가든, 메가네다리에 있다) 저녁에 숙소에서 도보로 가능했던 데지마워프에서 저녁을 먹었다. 바닷가 앞에 카페와 술집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는 그곳이 좋았던 이유는 유리로 된 건축물이었던 나가사키미술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한 번의 좋은 기억이 나가사키에 갈 때마다나가사키 미술관에 들리게 했다. 한 번은 우연히 덴마크 관련 전시가 있었는데 너무 내 취향이어서 여행의 보너스를 얻은 기분이었다. 미술관에서 나오면 바로 바닷가 앞의 식당들이 늘어서 있는데 그중 한 곳에 자리를 잡은 나는 저녁식사와 함께 유명한 커피집에서 커피를 마셨다. 하필이면 처음 혼자 나온 여행지에서 그것도 살짝 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결혼식을 마치고 나온 신랑신부와 친구들쯤으로 보이는 한 그룹이 내 옆 단체석에 앉아서 하하 호호 세상의 즐거움을 다 가진 듯 웃고 즐겼다. 나는 내게 그래 난 괜찮아하면서 주문을 걸고 데지마와프의 해가 떨어지는 여름날의 저녁을 즐겼다. 데지마워프의 야경은 참으로 이쁘다. 적당히 가게들의 오렌지빛 조명과 어우러져서 나 홀로 여행의 낭만을 사발로 들이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거기에 술 못 마시는 내게도 술을 부르는 장소다. 그래서 매번 다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한잔씩 주문하게 되는 곳. 데지마워프는 내게 그런 곳이다.
나가사키 가볼만한 곳
후쿠오카의 하카타나 텐진에서 버스를 타고 움직였다. 물론 특급열차를 이용하면 시간은 단축되지만 요금은 당연히 두 배정도 높다. 나는 후쿠오카에서 버스로 가면서 느껴지는 그 감성이 좋아서 또 3일권 산큐패스를 이용하면 3일간은 북규슈에서 무제한으로 버스를 탈 수 있으니까 후쿠오카에서 유후인이나 나가사키등을 갈 때는 산큐패스를 주로 이용한다. 다만 나가사키에서는 버스도 있지만 노면전차의 멋스러움 때문에 노면전차를 이용한다. 짧은 노면전차가 도시를 지날 때마다 얼마나 낭만적이던지. 또 노면전차로 나가사키의 중요한 정류장에는 거의 갈 수 있다고 보면 된다. 후쿠오카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와야 된다면 너무 여기저기 다니는 것보다 구라바엔과 오우라 성당정도만 보고 유명한 나가사키 카스텔라의 매장들을 방문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오래된 매장에서 풍겨 나오는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다. 가끔씩은 버스에 랩핑 된 나가사키 카스텔라의 광고판도 볼 수 있다. 1박을 한다면 저녁에 데지마워프의 야경을 즐기면서 맥주 한잔을 하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하루는 온전히 하우스텐보스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일본어만 보이지 않는다면 유럽인지 일본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유럽스타일이다.한국에서 미리 입장권을 예약하고 가는 것도 방법. 생각보다 하우스텐보스에서의 시간이 엄청 걸리는 편이다. 죄다 포토존이라서 사진만 수백 장 찍고 나올 곳이다. 여름에는 햇빛과 습도 때문에 다니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군데군데 있는 카페나 식당을 이용하게 되더라. 하지만 여기도 늦게까지 개장한다고 모든 카페들이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게 아니니 식사는 일찍 하는 게 좋고 간식거리도 좀 사들고 들어가면 좋다. 혹시 나가사키에서 1박을 하고 좀 더 특별하게 1박을 하고 싶다면 하우스텐보스 안이나 입구에 있는 호텔도 좋다. 가격대는 좀 있었지만 테라스뷰로 요청하니까 이건 뭐 동화 속이 따로 없더라. 그냥 거기서 하우스텐보스만 내려다보는 것으로도 하루를 보내겠더라. 나가사키의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랜턴페스티벌인데 차이나타운에서 열린다. 중국의 설날을 축하는 것으로 나가사키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건 처음 봤다. 다녀보면 알겠지만 대도시 이외의 도시들은 대체로 조용한 편이다. 그런데 랜턴페스티벌 기간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도 갖는 편이 좋다. 우리나라의 연등제 비슷한 느낌이긴 한데 행사장 주변의 수많은 랜턴의 물결은 한 번쯤 볼만하다. 길거리 음식을 먹어주는 것도 여행의 묘미 중 하나지. 랜턴페스티벌 행사장 주변 식당에서 판매하는 것 중에 꼭 먹어봐야 될 것이 '부타만모모타로'인데 오사카의 551호 라이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가사키 사람들의 소울푸드 중 하나로 돼지고기만두로 낱개 판매도 하니까 먹어 볼만하다. 6월에 일본여행이 계획되어 있는데 요즘 잠시 고민 중이다. 하루를 나가사키에 여행 일정에 넣어야 될지. 만약에 다시 가게 된다면 데지마워프에서 맥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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