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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반 만에 다시 후쿠오카에 가려니 어딜 가볼까 하는 설렘이 있네. 마지막으로 갔을 때 갔었던 롯폰마츠가 꽤나 조용했고 현지인들이 많았던 곳인데 이번에 검색해 보니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꽤 많이 가고 있었다. 츠타야, 스타벅스, 지하에 마트, 그리고 유명한 마츠빵과 커피맨이 있는 롯폰마츠로 고고~

라이프 스타일을 판매하는 츠타야

후쿠오카를 마지막으로 갔을 때가 3년 반 전이었는데 그때 롯폰마츠는 꽤나 조용하면서도 매력적인 곳이었는데 이번에 가면 어떨까? 그대로일까 아님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이 갈까? 괜히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이길 바랐던 동네기도 했다. 일본에서 거리를 걷다보면 눈에 띄는 곳 중 하나가 츠타야다. 요리를 하는 사람으로서 가면 일본 요리책을 자주 들여다보곤 하는데 (물론 일본어는 초보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여행 가서 꼭 츠타야에 들리게 되었다. 롯폰마츠역 바로 앞에 있는 츠타야에는 스타벅스가 있어서 책을 사서 쉬엄쉬엄 책도 보고 커피도 마시면서 쉬어 갈 수 있는 곳이다. 서점이 예전에는 책을 파는 곳이었다면 츠타야는 마케팅을 참 잘하는 곳 같았다. 요리책 옆에는 주방용품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자연스레 눈길이 가게 만들었다. 굳이 책이 아니더라도 그곳에서 판매하는 제품들 때문에 더 즐거운 책방 나들이가 된다. 책을 좋아하고 주방용품을 좋아한다면 한자리에서 해결하고 익숙한 듯 낯선 곳의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까지 누려보자. 굳이 빡빡한 스케줄로 한 도시를 훑으면서 다니지 않아도 좋다. 나오기 전 1층의 마트에서 간식거리 몇 개 사서 돌아간다면 하루는 그냥 현지인처럼 보내게 되어서 느긋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롯폰마츠가 어울리는 동네다. 그럼 롯폰마츠의 빵집으로 나서보자.

롯폰마츠의 작지만 향기로운 빵집 마츠빵

나는 하카타에서 버스로 롯폰마츠에 갔었다. 하카타나 텐진처럼 복잡하지 않은 동네여서 걸으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구글맵을 켜고 빵집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일본 스러운 가게들을 다시 한번 눈 맞추고 지나가면서 갔었는데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니었는데 빵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지 않았다. 아침도 안 먹고 갔는데 이게 뭔 일이래? 아침이 될만한 빵을 고르고 저녁에 간식으로 먹을 빵도 하나 골랐다. 매장은 매우 협소했다. 오히려 매장 뒤로 있는 베이킹실이 더 컸었다. 전형적인 일본식 인테리어가 편안한 느낌을 준다. 우리 집 옆에 이렇게 작지만 프로 느낌 물씬 나는 빵집이 있다면 매일 출근도장 찍으러 갈 것 같은데 현실은 제주의 작은 시골마을과 대구 반반 살이다 보니 쉽지가 않다. 물론 제주에도 빵집들이 많지만 여기서 어디 한번 움직이려면 쉽지가 않다. 매장이 작아서 빵을 사고 바로 나왔다. 현지인들이 많이 보인다는 게 아이들 손잡고 온 사람들,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까지 많이 드나드셨는데 보기에 좋아 보였다.바로 뒤쪽의 카페에서는 이곳에서 구입한 빵을 먹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런 것이 서로 윈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엔 아맘다코탄이라는 새로운 빵집이 뜨고 있던데 그 집도 오픈런이 필요해 보였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라 이번에 롯폰마츠에 가면 그곳을 들려볼까 한다. 여행 가면 하루에 여섯 끼쯤 먹을 수 있는 배가 필요하다.

 

 

 

로스팅 챔피언이 운영하는 카페 커피맨

빵집 건물을 끼고 뒤로 들어가면 좁은 골목에 위치하고 있는 커피맨. 매장도 당연히 협소하다. 이 곳도 작지만 (대부분의 개인 매장들이 그렇지만) 프로의 냄새가 풍기는 곳이다. 나는 바에 앉았는데 일하시는 모습을 정말 가깝게 볼 수 있어서 커피 내려주는 모습을 상세하게 볼 수 있었다. 커피는 몇 가지의 원두 중에서 고르면 되고 원두 옆에 숫자로 약배전에서 강배전까지 알 수 있게 해 두었다. 숫자가 높을수록 바디감이 느껴지는 커피고 약할수록 산미가 더 느껴지는데 이런 디테일함이 좋다. 이곳에서는 원두를 판매하고 있었지만 바로 옆집이 유명한 동네 빵집이다 보니 사이드메뉴는 그다지 없다. 하지만 커피만으로 승부할 수 있다니 이것은 장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매장에 자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커피집에서 커피가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게 아닐까? 현지인 할머니들이 오셔서 커피를 마시고 가는 모습을 보니 나도 나이 더 들어서 카페서 모닝커피 한잔하고 다닐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빵집에서 사 온 빵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나왔다. 다음에 후쿠오카에 갈 때도 또 가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