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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는 쇼핑과 관광을 위한 최적의 여행지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편리하게 여행자의 입장에서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서 여행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이 걷게 되고 그럴 때면 도심 속 휴식공간인 라쿠스이엔으로 간다. 

 

라쿠스이엔

 

도심 속의 휴식 공간

여행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이 걷게 된다. 특히 후쿠오카는 구조상 더 많이 걸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그 이유가 구경해야 될 모든 곳들이 다 그만그만한 거리에 있어서 그렇게 조금씩 걷다 보면 저녁 무렵엔 발바닥에 불이 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처음 후쿠오카에 갔을 때가 지금부터 30년 전이었다. 그때는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어서 그냥 여행책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걷고 또 걷고 하다가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요즘은 여행을 할 때 굳이 그렇게 무리하게 다니지 않는 편이다 보니 도심 속 휴식 공간을 선호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여행지 소개에 나오는 오호리 공원과 거기에 있는 일본정원을 갔었는데 한두 번은 차를 타고 가볼 만했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자주 여행을 다니다 보니 쉼 위주로 가게 된다. 그래서 가게 된 곳이 하카타역에서 도보 10분 이내에 있는 라쿠스이엔인데 지금도 애정하는 장소이다. 코로나 이전보다 최근에 갔을 때 말차세트가 조금 인상되긴 했지만 여전히 내게는 도심에서 휴식하기에 좋은 매력적인 장소이다. 이곳은 스미요시 신사와도 가까워서 함께 가보면 좋을 곳인데 주말에 운이 좋으면 스미요시신사에서 전통혼례를 올리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라쿠스이엔에 대해 알아보다가 그곳을 추천했던 블로거의 글에 달린 댓글을 보다 보니 어떤 이가 입장료 100엔도 아까웠다면서 왜 이런 곳을 추천해 주었냐고 하는 항의성 글을 보았는데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당연히 다르겠지만 100엔도 아까웠다니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되었다.

아주 작은 정원이 주는 매력

라쿠스이엔은 무척이나 작은 정원이라 한눈에 다 들어온다. 이렇게 작은 정원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그 작음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돌담을 따라 들어가면 매표소가 나오고 입장료는 100엔이다. 나는 갈 때마다 추가 요금을 내고 말차세트를 주문했다. 코로나전보다 인상이 되어서 최근 요금은 500엔이었다. 그럼 다실을 사용할 수 있어서 다실에서 바라보는 정원을 보면서 책도 읽고 그냥 초록멍을 하기도 한다. 다다미방으로 되어 있는 다실에 기모노를 입은 직원이 와서 능숙한 손놀림으로 격불 해주는 말차를 마실 수 있다. 다식 하나와 세트로 나온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와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카페에 가도 기본적으로 음료의 가격이 이 정도는 되기 때문에 여행 중 이런 경험도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볼 것도 없는 작은 정원이라서 100엔도 아깝다는 분도 계시지만 그냥 정원만 본다고 해도 내게는 100엔이 전혀 아깝지 않은 장소기 때문이다. 보통은 이곳에서 한 시간 이상 앉아서 초록멍을 하고 온다. 햇살이 온전히 들어오는 시간이라 해도 작지만 큰 나무들과 작은 나무들이 조화롭게 자라고 있어 그늘이 충분하고 조금은 높게 만들어진 나무 담장으로 인해서 도심 속에 있지만 이곳에선 그냥 오로지 정원만을 느낄 수가 있다. 그래서 나는 그것이 100엔 이상의 가치를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누군가 후쿠오카를 여행한다면 여전히 라쿠스이엔을 가보라고 한다.

주변엔 뭐가 있을까?

여행을 하다 보면 한 군데를 기점으로 주변까지 돌아보게 되는 동선을 짜게 되는데 라쿠스이엔에 간다면 그 주변을 같이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선 라쿠스이엔과 거의 붙어 있다고 봐도 되는 스미요시신사는 꽤나 규모가 있는 편이고 오래된 나무들이 주는 신성함까지 느낄 수가 있다. 라쿠스이엔과는 도보로 5분도 안 걸리는 곳이니 같이 둘러보면 좋겠다. 또 주변에는 복합쇼핑몰인 캐널시티가 있다. 먹거리부터 쇼핑과 분수쇼까지 캐널시티에서만 놀아도 꽤나 긴 시간을 놀 수가 있다. 캐널시티 내에도 라멘스타디움을 비롯해서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지만 근처에도 유명 맛집들이 있고 24시간 운영되는 마트들도 있으니 같이 공략해 보는 것도 괜찮다. 만약에 캐널시티 쪽으로 움직이지 않고 반대쪽으로 움직인다면 재래시장인 야나기바시를 가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회를 사서 준비된 장소에서 먹을 수도 있고 야나기바시 시장 내에 카이센동으로 꽤나 유명한 식당이 있으니 한 끼는 거기서 해결해도 좋겠다. 다만 웨이팅은 기본이라는 것을 참고하시도록. 나는 다리 앞쪽에 있는 시장 입구 쪽의 마누커피도 좋아한다. 일찍 오픈해서 좋기도 하고 커피값도 적당하며 앞집에서 사 온 빵을 같이 놓고 먹어도 되기 때문이다. 매장은 작은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정말 작지만 여행지에서 마시는 커피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공간이어서 좋았다. 오늘은 라쿠스이엔을 기점으로 가볼 수 있는 장소들을 같이 소개했으니 여행 시에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