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라멘집 추천 수가리(sugari)

여행을 하다 보면 항상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고 그런 생각은 그 지역의 맛집이나 꼭 먹어야 될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일본 여행 속에는 라멘집이 당연히 들어가야 되는 것처럼. 하지만 수도 없이 다녀온 일본여행에서 나는 라멘을 그리 자주 먹는 편은 아니다. 아니 거의 먹지 않았다. 그 이유는 돼지국밥을 먹지 못했을 때 처음 돈코츠라멘을 접했을 때의 그 강한 국물 맛으로 인해 내게는 못 먹을 맛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일본의 라멘에 왜 열광할까?

솔직하게 나는 아직 그 이유를 모르겠다. 하지만 내 입맛이 다른 사람과 다를 뿐이고 그들의 좋아함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 내가 불만을 가진들 그 어떤 달라짐도 없겠지만. 하지만 일본여행과 관련된 유튜브나 다른 글들을 보면 꼭 먹어야 되는 게다가 이 라멘집 저 라멘집 몇 대 라멘집 하면서 찾아다니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가끔은 정말 맛있어서 맛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입맛이 서로 다를 뿐이니 어쩌겠는가? 하지만 이번에 교토여행을 하면서 나는 꼭 가보고 싶은 라멘집을 발견했다. 여행하기 전 볼 곳과 먹을 것들을 찾아보다 이 집에는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곳이 바로 sugari 라멘집이다. 간판이 없어서 오픈런하면서 줄을 서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구글지도를 켜고 여기가 맞는가 하는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면서 다가왔다. 나는 이미 구글지도 속 외관 사진을 입력해 둔 상태라 그냥 바로 줄을 섰지만 간판이 없는 이곳이 처음이라면 충분히 그럴만한 곳이다. 

 

수가리 매장 입구

 

정확하게 오픈 시간이 되었을 때 문이 열렸고 로렌이 보였다. 거기에 적혀 있는 작은 글씨가 이 곳이 수가리라는 곳임을 알려주는 유일한 표시기도하다. 평범한 구옥 같아 보이지만 실내로 들어가면 완전 다른 느낌이다. 1층은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웨이팅을 하는 곳이다. 카드결제만 가능했던 곳이라 일본에서 웬일인가 싶었던 곳. 계란이나 차슈 등 추가 구매도 가능하다. 그렇게 첫 번째 손님으로 들어갔다.

 

 

2층으로 올라오면 오픈형 주방에 손님들은 모두 주방을 보면서 라멘을 먹게 되어 있었다. 오로지 라멘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다. 라멘집이라고 하기엔 너무 세련된 공간이어서 놀랐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마쳤기 때문에 여기서는 따로 그들과 이야길 나눌 필요가 없고 일본 특유의 조용함을 넘어서 고요함까지 느껴졌다.

 

 

후쿠오카에서 먹어 봤던 이치란라멘이나 잇푸도라멘의 경우 내가 일본여행 초창기 때 먹어서인지 진짜 입에 맞지 않았는데 차츰 맛있다까지는 아니어도 그냥 한번쯤은 먹을 수 있겠다로 발전했고 이번엔 꼭 가보고 싶다로 이어졌다. 사진 속의 라멘은 후배가 주문했던 메뉴이고 나는 츠케멘을 주문해서 라멘국물에 찍어 먹는 거였다. 그래서 조금씩 소스를 조절해 가면서 먹을 수가 있어서 처음으로 한 그릇을 비워냈다. 후배는 너무 맛있다면서 다음에 재방문의사 100%라고 했다. 식당에서 라멘 먹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아서 그게 불편했다면 조금 불편했다. 그래도 손님들이 담소를 나누는 소리라든가 조금의 잡음이 있어야지 편안함이 깃드는데 내게 어울리지 않는 꽉 끼는 새 옷을 입고 불편한 자리에 앉아 있는 기분이랄까? 그런 편안함은 없었던 것 같다. 사실 그런 분위기는 일본의 많은 식당에서 느낄 수가 있어서 그게 흠은 아니지만 식당이란 자고로 좀 편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