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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의 로맨틱한 야경 산책에 이어, 다음 날은 파리의 발상지이자 중심인 '시테섬(Île de la Cité)'을 찾았다. 어제와는 딴판으로 파란 하늘에 솜사탕 같은 흰 구름이 둥실 떠 있어 걷기만 해도 기분이 상쾌해지는 날씨였다.
1. 우연히 마주친 웅장함, '팔레 드 쥐스티스(파리 사법재판소)'
노트르담 대성당을 향해 골목을 걷던 중, 눈이 번쩍 뜨일 만큼 거대하고 클래식한 건축물과 마주쳤다. 바로 프랑스 사법부의 중심인 '팔레 드 쥐스티스(Palais de Justice)'였다.
과거 프랑스 왕들이 살던 왕궁이었다가 법원으로 바뀐 곳이라 그런지, 정면에 보이는 황금빛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철문(메이 광장의 문)이 시선을 압도했다. 건물 왼쪽 위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를 품고 있다는 생트샤펠(Sainte-Chapelle) 성당의 뾰족한 고딕 첨탑이 파란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어 조화로운 풍경을 만들어냈다.

2. 파리의 심장, '노트르담 대성당'을 만나다
사법재판소의 멋진 정문을 뒤로하고 조금 더 걸어가니, 드디어 교과서나 영화에서만 보던 '노트르담 대성당(Cathédrale Notre-Dame de Paris)'이 그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성당 주변으로 대형 크레인이 보여 복원 공사가 한창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체감할 수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내부 관람이 가능해 성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성당 앞 광장은 전 세계에서 온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성당 오른편 뒤쪽으로 높게 솟은 대형 크레인과 광장의 천막들을 보며, 2019년 화재 이후 전 세계인의 염원을 담아 한창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인 역사적인 현장에 내가 서 있음을 실감했다.정면의 정교한 3개의 문과 수많은 성인 조각상들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두 개의 탑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파리의 묵직한 역사가 느껴져 가슴이 벅찼다. 모진 아픔을 딛고 다시 당당하게 일어서고 있는 성당의 웅장한 외관은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상상 이상으로 높은 천장과 끝없이 뻗은 고딕 양식의 아치 기둥들이 주는 웅장함에 숨이 멎는 듯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마주한 거대한 원형 스테인드글라스, '장미 창(Rose Window)'은 말 그대로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푸른빛이 성당 내부를 신비롭게 채우고 있었다. 푸른빛의 원형 스테인드글라스가 바로 그 유명한 노트르담의 '장미 창(Rose Window)'이다. 화재 속에서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인류의 보물인데, 내부에서 빛이 투과되어 들어오는 모습이 정말 신비롭고 압도적이며, 높은 천장의 고딕 양식 아치(늑재 궁륭)와 어우러져 경외감마저 들게했다.




웅장한 돌기둥 사이로 길게 늘어진 황금빛 샹들리에들은 성당 내부를 따뜻하게 밝혀주었고,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알록달록한 빛들이 돌기둥 위에 수놓아진 모습은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 같았다. 복잡하고 정교한 석조 프레임 사이로 푸른빛의 햇살이 투과되어 들어오는 모습은 그야말로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빛이 돌기둥 위에 알록달록하게 맺히는 순간까지 눈에 담으며, 왜 이곳이 인류의 위대한 유산인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3. 파리지앵처럼 낭만적인 마무리, 'Café du Métro'에서의 티타임





성당 내부까지 완벽하게 둘러보고 나니 다리가 꽤 아파왔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시테섬을 건너 생제르망 대로변에 있는 예쁜 노천카페 'Café du Métro(카페 뒤 메트로)'에 자리를 잡았다.
파리 지하철(METRO) 표지판 바로 옆, 클래식한 빨간색 차양 아래 길가를 향해 놓인 라탄 의자에 앉았다. 시원한 생맥주 한 잔과 예쁜 은색 티팟에 담겨 나온 따뜻하고 향긋한 루이보스 티를 마시며, 대로를 지나가는 파리 시민들을 가만히 구경했다. 화려한 성당을 본 감동을 차분히 정리하며 흘러가는 파리의 일상을 눈에 담던 이 짧은 티타임이야말로 가장 '파리다운' 순간이 아니었을까.
여기서 궁금해 할 포인트
카페는 뒤 메트로에 들어갔는데 잔에는 왜 리차드라고 표시 되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Cafés Richard(카페 리차드/리샤르)'는 카페 이름이 아니라 프랑스의 아주 유명한 전통 원두 및 티(Tea) 전문 브랜드 명칭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어느 동네 예쁜 개인 카페에 들어갔는데, 주문한 커피잔에 '맥심'이나 '일디(Illy)', 혹은 티 브랜드인 '트와이닝(Twinings)' 로고가 박혀 있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프랑스 파리의 수많은 전통 레스토랑과 카페(브라세리)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원두나 찻잎을 이 'Cafés Richard'라는 회사에서 납품받아 사용하곤한다. 그리고 그 브랜드에서는 찻잔이나 설탕 스틱, 티팟 등을 함께 카페에 제공하기 때문에, Café du Métro라는 카페에 앉아있는데도 잔에는 'CAFÉS RICHARD'라고 선명하게 적혀 있게 되는 것이다. 사진 속 티백 태그를 자세히 보시면 'COMPTOIRS RICHARD(콩투아 리샤르)'라고 적혀 있는데, 이게 바로 그 회사에서 나오는 최고급 티 라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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