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책방 소리소문

 

상호: 소리소문, 매주 화,수 휴무, 영업시간: 오전11~오후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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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꼭 가봐야 될 세계의 서점 150곳에 선정된 소리소문

제주 한경면의 시골 깊숙한 곳에 이런 놀라운 서점이 있다는 게, 그 깊숙히 숨어 있듯이 있는 서점에 사람들이 많다는 게 모든 게 놀라웠던 서점이었다. 벨기에 Lannoo Publishers 선정 죽기전에 꼭 가봐야 될 세계의 서점 150곳에 선정이 되었다는 소리소문은 들어서면서부터 내 오감을 자극했다. 책방에서 무슨 오감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그랬다. 들어서자마자 화들짝 놀라게 한 소리소문의 향기는 계속 내 코끝을 자극했고 급기야 사장님께 물어보기까지 했다. 그 향은 조향을 하시는분께 의뢰해서 소리소문만의 향을 만들었다고 하셨는데 제주숲과 이끼향을 담았다고 했다. 그 향은 정말 너무 진한 여운으로 내게 남아서 첫발을 내디뎠을때의 그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이렇게 서점으로 들어서면 두 눈 가득하게 잘 배치되어 있는 책들 때문에 어서 책부터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보다 구석구석 빨리 살펴보고 싶었다. 제주 책방들이 그렇듯 소리소문도 정말 예쁘다. 책이 있는 공간이 이렇게 예쁠수가 있구나 하는 걸 제주의 책방에서 자주 느끼게 된다. 시골 책방이지만 제법 많은 손님들이 같은 공간에 머물고 있었고 조용조용 옮겨지는 발자국소리와 책갈피 넘기는 사각거리는 소리 그리고 소곤소곤 거리는 낮은 목소리들까지 모두가 소리소문과 하나가 되어 있었다.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전화기를 들면 그들이 남긴 통화를 들을수가 있다는데 나는 차마 들수가 없었다. 하지 못했던 말을 혼자 독백처럼 남긴 내용이라니 혼자 앞서 생각해서 그 내용들은 아마도 절절할 가슴아픈 이야기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앞에 놓여있는 세상의 끝과 부재중이라는 책은 그동안 녹취된 많은 통화중에서 발췌된 내용을 활자화 시킨 것이어서 그 순간에 내 눈에 들어 온 내용이 누군가에게 미안하다 세상살기가 힘들다 등등 힘든 내용들이 많았다. 그즈음에 엄마를 보내드려서 나 또한 엄마에게 못다한 말들이 너무 많았기에 수화기를 들면 바로 울음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수화기를 차마 들지 못했다. 솔직하게 그냥 저 코너를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결국 들어 보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아닌 보기 위해 책을 구입했다.

 

 

사진의 초점이 안맞았지만 블라인드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필요할 것 같아서 흐린 사진이지만 첨부했다. 제주의 책방들을 가보면 블라인드북을 많이 진열해두었던데 어떤 곳에는 아예 아무런 힌트도 주지않고 포장이 되어 있는 책들도 있고 어떤 곳은 이 책은 이런 감성이다 정도의 코멘트를 달아 둔곳도 있다. 이날 동생과 함께 갔었던터라 블라인트북중 한권을 동생에게 선물했다. 안에 어떤 내용의 책이 들어있을까 궁금해하며 다른 책코너들도 둘러봤다. 재밌게 만들어 둔 곳도 있었고 제주관련 책자들 코너도 있었다. 소리소문: 작은 마을의 작은 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제주 시골에 있는 작은 책방과도 너무 잘 어울리는 상호 소리소문. 어느날 그대가 제주로 여행을 간다면 조용히 소리소문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지.